제13회 필름게이트 1차 심사를 마친 감상평은 단편영화는 으레 드라마라는 편견을 깨고 코미디, 범죄, 스릴러, 전쟁, SF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출품되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예년에 비해, 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들의 비중이 줄고 가벼운 터치의 드라마나 코미디 작품이 눈에 띄었고, 특히 영화에 대한 영화, 만드는 것과 영화라는 매체에 대한 애정을 담거나 영화를 만드는 것에 대한 이야기 등 영상예술을 전공한 지원자들이 당면한 개인적 고민에 대한 이야기들도 많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창작자의 자전적 이야기를 넘어서 아이, 청소년, 청년, 결혼/육아, 노인, 소외계층 등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시대가 투영된 다양한 세대 문제, 고민과 갈등이 담겨 있었습니다. 
 특히, 고질적 세대갈등이 극대화된 해였던 만큼 노인문제를 다루는 작품들이 눈에 띄었고, 애정어린 시선으로 나와 다른 세대를 깊이 살펴볼 수 있는, 소통의 계기가 될 수 있는 온기가 느껴지는 작품이 많아 반가웠습니다. 지난 몇 년간의 경향과 달리 따뜻하고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혼란스러운 시국 속에서 '영화' 속에서나마 희망을 기대해보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하고 조심스럽게 추측해 봅니다.

 이렇듯 격변하는 현재를 투영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에 대한 소재를 통해 현 세대의 문제와 고민을 성찰해볼 수 있었으나, 이 주제들을 단편 내에서 충분히 표현해 내는 작품들이 소수였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일기를 쓰듯 하루에 일어난 일들을 잔잔하게 묘사한 작품들도 많았고, 그 중 섬세한 시선을 가진 훌륭한 작품들도 있었지만, 그저 일상의 나열에만 그친 작품들이 더 많아서 단편영화에 걸맞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컨셉에 대해서도 치열하게 고민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자주 언급된 소재일지라도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밀도 있고 힘있게 이끌어나갈 수 있는 작품이나 상황의 아이러니를 잘 살린 작품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었습니다.